한나라 정몽준 대표 신년 회견, “지방선거 공천 혁명 수준 개혁”

입력 2010-01-08 18:13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혁명 수준의 공천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권력구조 개편을 강조하며 내년 2월 국회에서 개헌안을 처리하자고 야권에 제안했다.



정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당이 할 수 있는 개혁 중 으뜸은 공천개혁”이라며 “지역 당원과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장치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국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공천’을 법에 강제조항으로 규정할 것을 제의했다. 또 여성공천 확대, 공천 배심원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공천개혁을 통해 “국회의원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줄세우기 구태를 없애야 한다”며 “당내 권력을 가진 몇 사람이 결정하는 공천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권력이 한 곳에 편중되지 않는, 보다 좋은 제도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편중된 권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본격적인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올해 안으로 개헌 논의를 마무리짓고,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안을 처리하자”며 구체적인 시한까지 내놨다. 행정구역 개편 및 선거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국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중대한 과업”이라며 “올해 중에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대립과 갈등을 거듭해 온 여야 관계 개선을 위한 정례적인 여야 대표회담도 제안했다. 그는 “여야가 만나지 않으면 서로에게 괴물이 된다는 말이 있다”면서 “장소와 형식, 의제를 가리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폭력 추방을 통한 국회 선진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국회 내에서 폭력을 휘두른 의원은 가중처벌하고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하는 강력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원안수정 반대’ 입장 재천명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세종시 수정 문제와 관련,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당론을 정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정부안이 발표되면 충청도민이 찬성하고 국민이 지지하는 대안을 국회에서 만들겠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가장 큰 공감대가 이뤄지는 안이 당론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국민의 신뢰와 충청도민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저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