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2회 풀코스 도전 호주판 ‘포레스트 검프’… 호주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상상초월 스토리’
입력 2010-01-08 18:09
‘미치도록 달리자’
한 호주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전 세계 42개국을 돌며 매주 한 차례, 1년(52주) 총 52회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 나서 화제다. 상상을 초월하는 ‘마라톤 무한도전’에 나선 주인공은 트리스탄 밀러(33).
AP통신에 따르면 밀러는 8일(한국시간) 이스라엘 티베리아스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서 3시간52분36초로 33위로 골인해 올해 두 번째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 1일 스위스대회(3시간23분10초)에서 첫 레이스에 성공한 밀러는 오는 12월 31일 마지막 레이스까지 매주 1회, 1년 52주 총 52회 마라톤 완주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마라톤 선수들도 한번 풀코스를 소화할 경우 최소한 1개월의 휴식을 가지는 것에 미뤄볼 때 밀러의 도전은 무모하기 까지 하다.
1년 총 거리만 2194.14㎞이고, 밀러가 방문하는 국가만도 42개국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이다.
그가 내건 슬로건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www.runlikecrazy.com)처럼 ‘미치도록 달리자’다.
밀러가 마라톤에 심취하게 된 것은 2003년 이혼과 실직이라는 뜻하지 않는 불행을 당하고 부터다. 밀러는 당시 이혼에 이은 실직의 아픔 등으로 매일 술로 지샜으나 한 친구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마라톤대회에도 여러 차례 출전하면서 ‘마라톤 마니아’까지 된 밀러는 “그때 내 인생은 검은 먹구름으로 온통 드리워져 있었다. 그러나 거리를 달리면서 먹구름은 사라졌고 인생도 밝아지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5만 달러에 달하는 1년 레이스 비용을 만들기 위해 집까지 팔았다는 밀러는 요즘 스폰서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폰서가 생기면 그는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모든 수입의 절반을 기부할 예정이다.
12월 31일 자신의 고향인 멜버른대회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펼칠 예정인 밀러는 “이제 50번 남았다.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이 도전은 내가 이제까지 한 것 중 가장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