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용산참사 희생자 입관, 1월9일 영결식

입력 2010-01-09 00:55

8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시신 안치실 앞. 상복을 입은 여자들이 창백한 얼굴로 오열했다.

지난해 1월 20일 용산참사로 숨진 철거민 5명의 아내들과 어머니들이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을 듯한 여자들을 양 옆에서 남자들이 부축했다. 고인들의 시신은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사가 일어난 지 약 1년 만에 비로소 관에 담겼다. 지지부진하던 용산참사 문제가 지난달 30일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지 9일 만이다.

용산참사 철거민 범국민장 장례위원회는 “향후 용산참사의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면서 “지난해 추석의 약속을 번복해 유족을 실망시킨 것처럼 유족을 두 번 울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참사 현장인 한강로5가 남일당 건물 주변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장례식은 범국민장으로 치러진다. 시신은 9일 오전 9시 상여에 실려 순천향대병원을 떠난다. 병원에 안치된 지 354일 만이다. 이어 같은 날 낮 12시 서울역광장에서 영결식이 치러지고, 오후 3시 남일당 일대에서 노제가 열린다. 시신은 오후 6시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민주열사묘역에 묻힐 예정이다.

공동장례위원장은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고(故) 이한열씨의 어머니 배은심(70)씨,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맡는다. 상임장례위원장에는 이강실·조희주 용산범대위 공동대표가 위촉됐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은 고문으로 참여한다.

장례위원회는 “각계각층에서 당초 목표치였던 5000명보다 많은 8556명이 장례위원으로 참석키로 했다”며 “이는 장례가 범국민적인 추모와 애도 속에서 치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경찰은 장례식을 순수 장례행사로 보고 탄력적으로 관리할 계획이지만 불법행위에는 법 집행을 엄정히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행사장 주변에 전·의경 67개 중대 4700여명을 배치해 차량 통행 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