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새 삶 찾는 두 장로 이야기… 4년간 중국서 사역한 김종수 장로
입력 2010-01-08 19:57
“우리의 인생 2막은 선교 현장”
한국 사회내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퇴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천들에게 은퇴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세상 직업에서는 은퇴할 수 있지만 하나님 사역에서 은퇴란 없기 때문이다. 신자에게 ‘리타이어(Retire·은퇴)’는 타이어를 바꿔 새롭게 달리는 것이다. 은퇴 이후 진정 갈망하던 선교 사역을 떠난 두 장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공 뒤의 영적 갈망 하나님 사랑으로 채워”
2003년 3월 어느 날. 당시 63세의 김종수 장로는 아내 이광애 권사에게 말했다. “여보, 더 이상 늦으면 안 되겠어. 떠나야 할 것 같아.” 이 권사가 답했다. “그래요. 떠나세요. 마음에 울리는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세요.”
김 장로는 18년간 운영하던 회사를 정리하고 그해 9월 선교사역을 펼치러 중국 단둥(丹東)으로 떠났다. 거기서 그는 4년 동안 샘의료복지재단 단둥지역 본부장으로 중국과 북한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벌였다.
그는 화려한 명함의 소유자다. 서울대 불문과 졸업, 중앙일보 공채 1기로 기자생활 시작, 삼성물산 해외 본부장, 삼성반도체 임원, 미국 새너제이의 컴퓨터 기업 에이스컴 대표, 새너제이 임마누엘교회 장로 등.
젊은 날, 그는 삼성물산의 해외 주재원으로 70년대의 ‘수출 한국’을 위해 미국 전역을 누볐다. 중년에 창립한 컴퓨터 부품회사인 에이스컴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두 딸은 의사와 변호사로 자랐다. 수입은 넘쳤다. 모두가 “당신이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일궜어도 마음속에 갈망이 있었다. 그것은 영적인 갈망이었다. 영원을 위한 소망이었다. 늦기 전에 하나님 일을 하고 싶었다.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킹덤 드림을 위해서 일하기를 바랐다. 서울여대 이광자 총장의 언니인 이광애 권사는 남편의 뜻을 존중했다. 인생 후반기를 주님을 위해서 마음껏 바치자고 말했다.
4년 동안 그는 홀로 단둥에 가서 선교사역을 펼쳤다. 아내는 뒤에 남아서 회사를 정리했다. 이 기간 동안 김 장로는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가운데서도 감사할 수 있었다.
“선교지에 있으면서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나의 나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킹덤드림을 위한 사역에 은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돌아보면 주님을 위해 사역할 일이 널려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갖고 그 일을 하면 됩니다. 주님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 평생 젊게 사는 비결입니다.”
기자 출신인 김 장로는 최근 이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국경을 넘는 사람들’(조이웍스)이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조만간 정식으로 신학을 공부할 생각도 있다. 고희를 넘긴 그의 인생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