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 지형도 (4) 문학] ‘강남몽’ ‘불멸’… 장편 소설의 해 될 듯
입력 2010-01-08 18:04
올해 문학계는 풍성한 장편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과 신문, 문예지 등에서 연재된 주요 작가들의 장편 소설의 출간이 잇따라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엄마를 부탁해’로 최단기간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운 신경숙이 연초에 장편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선보인다. 지난달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연재를 마친 이 소설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인 청춘을 통과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문학동네에서 마무리 작업 중이다.
황석영도 인터파크도서에서 연재하고 있는 ‘강남몽(?)’을 창비를 통해 출간하고, 이문열도 일간지에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연재한 장편 ‘불멸’을 민음사에서 펴낼 계획이다. 이제하 구효서 정도상 김선우 김경욱 김도언 정한아 등도 인터넷 서점과 문학웹진, 출판사 커뮤니티 등에서 장편소설을 연재 중이거나 연재를 마쳐 올해 단행본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계간지 ‘자음과모음’에 연재된 김인숙 강정 하성란 권지예 김숨 김태용 등의 소설과 ‘현대문학’에 연재된 구경미 김서령의 소설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의 소설 ‘저지대’ ‘숨그네’,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묵의 신작 소설 ‘순수의 박물관’ 등도 출간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화제작 ‘1Q84’ 3권도 일본에서 4월에 출간될 예정이어서 국내에서도 시차를 두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단쪽에서는 고은 시인의 대표작 ‘만인보’가 주목받고 있다. ‘만인보’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민족의 다양한 삶을 그린 연작시다. 지난해 여름 탈고한 마지막 27∼30권과 완간판 12권(부록 1권 포함)이 창비에서 3월에 출간된다. 1986년 첫 권이 나온 ‘만인보’는 이로써 총 30권, 3800여편으로 24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마종기 문정희 정호승 장석주 고형렬 김행숙 등의 시집과 등단 40주년을 맞는 박완서의 에세이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문인들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 이상문학회 등이 학술대회와 문학제,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수필가 피천득(1910∼2007), 문학평론가 안함광(1910∼1982), 소설가 겸 시인 허준(1910∼?) 등 올해가 탄생 100주년인 다른 문인들에 대한 조명작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당 서정주와 소설가 황순원도 올해가 10주기여서 다양한 추모사업이 준비돼 있다. 미당이 말년에 살았던 서울 남현동 자택은 복원돼 하반기에 ‘미당 서정주의 집’으로 문을 연다. 20주기를 맞은 문학평론가 김현에 대한 추모행사도 다양하게 열릴 예정이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