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야 民心 안다… 인력시장 찾은 尹재정 “일자리 마련 최선”

입력 2010-01-07 20:18


“힘들지만 꿈과 희망을 잃지 마라.”

7일 새벽 5시쯤 경기도 성남시 중동의 한 인력회사.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직 현장을 찾았다. 경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고용시장은 올 겨울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희망근로 사업이 중단돼 그나마 이어가던 생활이 힘들어졌다는 하소연들이 쏟아졌다. 윤 장관은 지방자치단체 여건을 고려해 1∼2월에도 희망근로를 실시하겠다고 다짐했고, 약속이나 한 듯 행정안전부도 이 기간에 2만여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서민들도 웃고 싶다”=윤 장관은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곧바로 성남 인력시장을 찾았다. 올해도 같은 곳을 방문했다. 고용 창출을 2010년도 최대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새해 인력시장을 찾은 근로자들의 낯빛은 밝지 않았다. 정부 고용정책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용갑(52)씨는 “서민들도 집에 웃으며 들어가고 싶다.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어렵게 입을 뗐다. “물가는 오르는데 인건비는 10년이나 지금이나 같다” “젊은 사람을 위한 일거리가 없다” 등 불만 섞인 호소는 계속됐다.

건설인력의 안전·기능 교육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교육은 고용시장 비수기에 실시하고 교육비를 지급해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게 취지인데 6∼11월 성수기에 시행하기 때문에 1만5000원을 받고 4시간 교육을 받을 구직자가 없다는 것이다.

윤 장관은 “즉각 가서 1∼2월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 2월 고용률은 57%대를 기록했다. 2008년 외환위기 이전에 60%를 넘기도 했으나 지난해 11월 59.1%로 아직 이전 고용률을 회복하진 못하고 있다.

◇1, 2월 희망근로 등 공공 일자리 2만여개=근로자들은 특히 공공근로와 관련된 불만을 거침없이 얘기했다. 잡초 제거와 같은 단순노동은 젊은층에게 경력 차원의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의견과 고용시장이 비수기인 1∼2월에 희망근로 사업 등이 중단돼 더욱 힘들다는 얘기도 있었다.

박시연 전국고용서비스협회장은 “파출부나 간병인의 경우 1년 일하면 경력이 쌓이고 후일 일을 구할 때 도움이 되지만 희망근로 업무는 그렇지 못하다”며 “또 일용근로 비수기인 12∼2월에도 차등적으로 희망근로를 실시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봐 달라”고 제안했다.

행안부도 이날 1∼2월 고용 공백기에만 희망근로 1만명, 재해예방 2800명, 행정인턴 7000명 등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