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두뇌의 귀환… 미국 특혜 포기하고 귀국, 中 정부 지속 투자 결실

입력 2010-01-07 18:17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분자생물학자 시이궁(42) 교수가 2008년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에서 주는 1000만 달러 연구기금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과학계는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대학 측이 연구 예산으로 연간 200만 달러를 책정하고, 건물 1개 층을 통째로 연구실로 내줄 만큼 그는 세포연구를 통한 암 치료 권위자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4개월 뒤 기금을 포함한 미국에서의 온갖 특혜를 포기하고 고국 중국으로 귀환했다. 과학계는 충격과 함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 교수처럼 학문과 연구의 자유를 찾아 중국을 떠났던 과학자들의 고국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애국심이 크게 작용했다. 시 교수는 “중국에 뭔가를 빚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후 중국을 떠나 18년간 미국 시민권자로 살았던 그는 이제 모교 칭화대에서 생명과학대학원 학장으로 일한다.

해외 과학 두뇌들의 귀환은 중국 정부가 과학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한 노력의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과학 분야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했다. 미국의 2.7%보다는 낮지만 다른 개발도상국에 비해선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미 조지아기술연구소는 2008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앞으로 10∼20년 내 과학 연구 성과를 상품화하는 능력에서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귀환자들에게는 ‘미션’이 있다. 과학 발전의 암적 요소로 평가되는 족벌주의와 평균주의의 타파다. 해외 두뇌의 스카우트도 이들의 몫이다.

시 교수는 공산당의 용역을 받아 해외 거주 과학자, 기업인, 기타 전문가를 스카우트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07년 미 노스웨스턴 대학을 떠난 후 베이징대학 생명과학대학원 학장으로 재직하는 라오이(47) 교수도 참여했다. 그 결과 미국의 박사후 과정의 중국교포 과학자 18명이 중국으로 갔다. 시 교수는 “이곳에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모든 틀이 짜여진 미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내가 하는 일의 영향력이 10배, 100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