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연일 상승… 15개월만에 최고치
입력 2010-01-07 18:31
국제 유가가 연초부터 급상승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넘어섰다.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8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페트로넷에 공개된 국제 유가 정보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WTI 배럴당 가격은 83.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2일 74.4달러를 기록한 후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199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지난해 12월 23일 배럴당 72.91달러를 기록한 후 9거래일 연속 상승해 6일 배럴당 79.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옥탄가 95 기준) 가격은 지난해 12월 11일 배럴당 78.06 달러까지 내려간 후 6일에는 88.44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주유소 판매 가격도 지난해 12월 28일 1637.17원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타며 6일에는 1647.25원까지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은 달러 가치 하락, 국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과 같은 중장기적 원인과 미국 석유 재고 감소 및 북서부 한파 지속 등의 중단기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은 1.4432달러를 기록해 전날보다 0.5% 상승했고,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77.39로 0.3% 떨어졌다. 다우지수 상승 등 개선되는 경제 지표도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27일 3억3900만 배럴에 이르던 미국 원유 재고가 올해 1일 3억2700만 배럴로 줄어든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전체 석유 수요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동북부 지역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석유 수요도 늘었다.
하지만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이 석유 수급 자체의 불균형으로 인한 근본적인 가격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조만간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파로 인한 농수산품 가격 변화 역시 심하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유통 자체가 정상적인 수급 상황에 의해 돌아가고 있지 않다”며 “한파로 공급은 물론 수요도 감소하고 있어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거래된 농수산물 407개 품목 가운데 배추 얼갈이(19.4%), 감귤(6.5%) 등 65개 품목의 가격이 전날보다 오름세를 보인 반면 오이(-6.2%), 상추(-8.3%) 등 100개 품목은 전날보다 5% 이상 하락했다.
김현길 정동권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