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임박] 진수희 “DJ도 행정기관 이전 반대”-안홍준 “천도라고 이야기하면 곤란”… 與 갑론을박
입력 2010-01-07 18:13
한나라당 내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친이계-친박계 간 이견이 다시 표출됐다.
당 여의도연구소장인 친이계 진수희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언급하며 세종시로의 정부 부처 이전을 반대했다.
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의 행정기관 이전에 반대하는 서신을 이희호 여사에게 보내며 ‘지금의 서울 위치야말로 국토방위를 위한 올바른 수도의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면서 “통일 한국의 수도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행정부 남하는 맞지 않는다는 함의를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세종시와 관련해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만 얘기가 주로 됐는데 이제는 남북관계 전환이나 통일 프레임 속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친박계 안홍준 사무부총장이 즉각 받아쳤다. 안 부총장은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 판정을 받았다”며 세종시 문제를 수도 이전 차원에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통일이 되면 수도는 서울로 하고 남쪽에 세종시를, 북쪽에는 평양에 거점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9부2처2청은 아니더라도 5∼6개 중앙부처와 적절한 수의 처, 청을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양측의 갈등이 커지자 당내에서는 11일 발표될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의원은 여론에 따라 세종시 수정불변을 외쳐온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 성패 여부는 박 전 대표의 스탠스가 아니라 국민과 충청권 여론이 관건”이라며 “여론이 수정론 쪽으로 바뀌면 박 전 대표도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