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서 멸종위기 포유류 8종 확인했지만… 철책선이 번식막아

입력 2010-01-07 20:31

사람의 발길이 뜸한 비무장지대(DMZ) 중부지대에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만 중대형 포유류의 종 다양성은 당초 기대보다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2월 7∼10일 DMZ 중부지역에 대한 동절기 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된 산양 삵 고라니 멧돼지 등 8종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 연천군 중사천 지역, 강원도 철원군 내포리 지역 등 7곳에서 조류 및 포유류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경부는 지난 9월 가을철 조사 때 설치했던 무인카메라 13대를 회수해 분석한 결과 모두 7종 1287장의 중대형 포유류 사진을 확인했다.

고라니는 1287장 중 974장(75.7%)이 촬영돼 중대형 포유류 중 가장 많은 서식밀도를 보였다.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삵은 78장(6.1%)이 촬영됐다. 그러나 여우 담비 노루 족제비 수달 등 중대형 포유류는 촬영되지 않았다. 멧돼지 오소리 멧토끼의 촬영 횟수도 매우 적은 점을 고려할 때 조사된 지역에서 중대형 포유류의 종 다양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DMZ 생태조사단장인 김귀곤 서울대 교수는 “생태통로를 통해 더 넓은 인접지역과 여러 종이 교류, 이동해야 종이 다양해지는데 DMZ는 남북으로 철책선에 의해 차단돼 종이 번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