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수비라인 느슨… ‘투톱’ 공격은 매서워
입력 2010-01-07 17:44
한국의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의 장·단점이 드러났다. 공격은 날카로웠으나 수비라인은 느슨했다. 팀 축구보다 개인 축구를 우선시하는 아프리카팀 특징이 보였다.
나이지리아(FIFA랭킹 22위)는 7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의 압사 스타디움에서 가진 잠비아(84위)와의 평가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나이지리아 베스트 11급 선수들이 나섰지만 경기는 일진일퇴 속에 득점 없이 끝났다.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전지훈련 중인 허정무호는 박태하 코치와 김세윤 전력분석관을 더반으로 보내 나이지리아-잠비아전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나이지리아가 비공개 경기를 고집해 박 코치 등은 게임을 보기만 했을 뿐 비디오로 경기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박 코치는 “나이지리아가 (오는 10일 앙골라에서 개막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위해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대부분 출전시켰으나 조직력이나 체력 면에서 아직 완전해보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코치는 “잠비아전 투톱으로 나선 아예그베니 야쿠부(28·에버튼), 오바페미 마틴스(26·볼프스부르크)의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력이 위협적이었다. 존 오비 미켈(23·첼시)이 중심이 된 미드필드진도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소개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윙백들의 공격 가담 성향이 높아 측면 수비 뒷공간이 자주 노출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허정무호 좌우 날개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의 나이지리아전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나이지리아 수비라인의 문제점은 샤이부 아모두(52) 대표팀 감독 경질설의 주요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날 경기는 나이지리아가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아프리카 대륙 최고의 축구 대회여서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대거 소집해 더반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허정무호는 9일 밤 11시30분 나이지리아가 이날 상대한 잠비아와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를 간접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나이지리아 전력의 본 모습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3경기(13일 이집트전·17일 베넹전·21일 모잠비크전)에서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