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김요한 프로배구 ‘토종 공격수’ 용병 뺨치네

입력 2010-01-08 00:21

용병 공격수 가빈(삼성화재)과 앤더슨(현대캐피탈)이 배구코트를 맹폭하는 가운데 용병급 토종 최고의 공격수는 누굴까. 팬들은 박철우(25·현대캐피탈)와 김요한(25·LIG손해보험)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7일 현재 득점랭킹 2위(박철우·309점)와 3위(김요한·276점)에 올라 그들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MVP 박철우는 토종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로 장윤창(전 고려증권) 김세진(전 삼성화재)의 계보를 잇는 왼손 거포이다. 현대캐피탈은 그의 용병급 활약에 힘입어 프로리그 5시즌 동안 우승 2회, 준우승 3회로 삼성화재와 늘 패권을 다퉈왔다. 시즌 직전 ‘구타사건’ 여파로 초반에 좀 주춤했지만 그가 되살아나면서 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의 호쾌한 강타는 ‘가빈급’이다. 공격성공률은 1위인 가빈(55.36%)에 이은 2위(53.35%)다. 팀 동료인 앤더슨(3위51.52%)보다 높다. 오픈강타나 백어택을 위주로 하는 가빈에 비해 시간차공격이란 무기를 더 장착했다. 이 부문 성공률(94.12%)은 1위다. 하지만 라이벌전 같은 빅매치에 자주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의 약점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난 1일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에서 실책을 연발하며 흔들리자 김호철 감독은 2세트 초반 그를 빼버렸다. 그가 이날 기록한 점수는 단 5점. 팀은 대신 들어간 노장 후인정 등의 활약으로 승리했지만 그는 기뻐할 수 없었다. 잘해야 한다는 과도한 긴장감이 그를 짓누른 것이다.

2m 장신 김요한은 공격성공률 4위(51.24%)로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지난 시즌부터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김요한은 지난해 9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는 득점왕과 서브상을 거머쥐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듭났다.

용병 피라타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사이 공격을 떠맡다시피 했지만 팀 성적은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김요한은 7일 신협상무와의 경기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19점을 올렸지만 고비때마다 득점포와 서브에이스가 터져줘 팀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19-19로 맞선 4세트에서 그는 후위공격과 서브에이스를 잇달아 성공시켜 팀이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하는데 수훈을 세웠다.

이들 외에 신영수, 김학민(이상 대한항공)도 공격랭킹 상위에 랭크되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편 여자부의 흥국생명은 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카리나(26점)의 활약을 앞세워 3대1로 승리, 6승6패로 3위를 지켰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