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겨울 아침의 호젓한 실재
입력 2010-01-06 18:52
빛과 어둠의 경계가 아득하다.
바다가 먼저 일어나 산을 깨우고, 서로 빛을 나눈다.
금빛 바다는 처음부터 모성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한다.
산은 늘 관대하다. 만물을 보듬는다. 덤불 밑에 숨은 멧토끼에서
푸른 풀향기까지 산이 사랑하지 않는 것은 없다.
순환하는 계절은 산에서 시작되고 바다에서 완성된다.
오늘, 겨울의 아침은 참으로 호젓하다.
시인 황학주는 말한다.
"자연과 함께 있는 한 인생은 살만하지 않느냐"
‘계절의 발견’은 풍경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기쁨을 담는다.
잊혀진 세시(歲時)의 조각으로 작은 보(褓)를 꾸미려 한다.
감자꽃이 언제 피는지, 꿀벌은 언제 웅웅거리는지, 백중놀이는 언제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까 해서.
그러나 풍경은 소유할 수 없으니, 마음 속에 간직할 수밖에.
손수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