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 폐암,약발도 안듣는다
입력 2010-01-06 18:41
간접흡연에 오래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뿐 아니라 최신 항암제 치료도 잘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김주항 조병철 교수팀은 2006년 6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비흡연자이면서 폐암에 걸린 환자 179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간접흡연력(유년기 및 성인 노출, 가정·직장 내 노출 등)과 함께 이들의 체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조사한 결과 유전자 돌연변이율이 38.5%로 직접흡연자(61.4%)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암 발병과 진행 과정에 관여하는 몸 속 EGFR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폐암 환자에게 잘 듣는 이레사나 타세바 등 이른바 ‘표적 항암제’의 주요 대상이 되는 ‘바이오 마커’다. 돌연변이가 존재하면 이런 항암제의 치료 반응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 마커는 혈액 속에 들어 있는 수십만 가지 단백질 중 특정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을 말한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는 성인 및 가정 내 간접흡연 노출이 많을수록, 45년 이상 장기간 노출된 환자일수록 빈도가 적었고, 표적 항암제의 반응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조병철 교수는 “간접흡연력이 비흡연자 폐암 환자에서 EGFR의 유전자 돌연변이 빈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 증명했다”면서 “간접흡연 노출을 막기 위해 법이나 정책적으로 공공장소 금연을 홍보·계몽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종양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