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고성장 기대 속 자산 버블·위안화 절상 등 위험 도사려

입력 2010-01-06 21:07


(5·끝) Pax Sinica 도전과 과제

중국은 올해도 거침없는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와 세계 금융기관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 대부분 9% 이상, 많게는 10% 대까지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급상승 등에 따른 자산가격 버블, 위안화 절상과 통제 불능의 핫머니 등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해외 수출시장의 여건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등 외부 여건도 만만치 않다. ‘팍스 시니카(Pax Sinica·중국 중심 세계질서)’ 시대를 꿈꾸는 중국에 있어 2010년은 도전과 과제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정책 방향=중국의 올해 경제정책 기조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 구조조정, 자산시장 버블 억제 및 인플레이션 방어로 축약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민생 및 소비 확대를 위한 적극적 재정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아래 유동성 흡수를 위한 미세조정을 계속하고 육성과 제한을 통한 선별적 산업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방향이 기존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서 내수를 활성화하고 구조조정 효과를 볼 수 있는 쪽으로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정보, 의약, 생물종자, 그린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7대 전략산업을 적극 장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 확대 차원에서 사회보장, 교육, 의료에 대한 집중 투자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국은 수출산업 지원을 위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기존 수출업계 지원조치도 계속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 에너지원 및 글로벌 시장 확보, 신국제 경제질서에의 참여 확대를 목표로 실시해온 ‘저우추취(走出去)’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수시장 활성화 및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경제산업 전반에 걸쳐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국유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업종에 대한 대내 개방 조치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경제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중국은 올해 확고한 주요 2개국(G2) 자리는 물론 팍스 시니카 시대로 한 걸음 나아가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과제=하지만 올해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인 자산가격 버블과 외부의 위안화 절상 압력 및 핫머니 유입 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류밍캉(劉明康)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4일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의 거품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은 수출 증가가 아닌 인프라 투자와 은행 대출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면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강한 반등으로 인한 구조적 거품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가속화 및 사회불안 등을 이유로 통제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자칫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화에 연동된 위안화가 달러화 약세로 평가 절하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 국제사회의 압력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중에만 19개 국가가 88개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핫머니 유입도 지난해 2분기 이후 급증해 위안화 절상이나 경기 위축 등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만 각각 1225억 달러, 811억 달러의 핫머니가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과잉생산 능력 및 과잉공급 문제도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철강의 경우 2008년 생산 능력은 6억6000만t에 이르지만 시장수요는 5억t에 그쳐 가동률이 75.8%에 불과했다.

중국은 지난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한 결과 은행권의 신규대출이 2008년의 두 배가량인 약 10조 위안(약 1668조원)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과잉공급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또한 과도한 신규대출이 자산시장 투기를 불러일으키고, 이미 과잉생산 상태인 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우 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산업 부문의 설비 과잉으로 과잉생산 체제가 고착화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유동성 공급이 과도하게 이루어질 경우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