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우리 기업 중국 진출 유의점… “내수시장 뚫으려면 신세대 소비층 겨냥하라”

입력 2010-01-06 18:23

(5·끝) Pax Sinica 도전과 과제

중국의 변화는 한국 기업에 도전이자 기회다. 그러나 거대 생산공장이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더라도 준비된 기업만이 과실을 누릴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한 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나선 한국기업에 ‘빠링허우(80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 등 신세대 수요층 증가와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를 주문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부장은 6일 “중국이 다른 시장과 다른 특성이 있다면 정부의 힘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변화를 읽으려면 중국 당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올 한 해 중국 내수시장 장악을 위해선 빠링허우와 지우링허우(90後·1990년대 이후 출생자) 등 신세대 수요층의 기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 신세대 소비층의 증가로 제품 판매경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내가 팔고 싶은 상품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자신의 제품을 각인시키는 ‘포지셔닝(Positioning)’ 전략으로 가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며 “중국은 더 이상 열심히 하거나 기술력만 좋다고 되는 시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미 부문별로 레드오션(출혈시장) 단계에 접어든 만큼 중국 신세대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상품전에서 인기를 독차지한 제품은 기업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들이었다. 당시 참가한 A사 관계자는 “물이 부족한 베이징 사정에 맞춰 물 사용량을 10분의 1로 줄이는 절수 기능을 채택한 비데를 전시한 회사가 주목을 받았다”며 “중국 정부가 북부 지방의 물 부족 해소를 위해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돌리는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을 벌이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우리 돈으로 100만원이 넘는 안마의자가 중국 농촌에서도 불티나게 팔린다”며 “이젠 단순히 기술력에서 앞서는 제품보다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이템을 집중 공략하는 미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박석 중국팀장은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사전적 대응을 우리 기업에 주문했다. 지난해 경기방어를 위해 도입했던 가전하향(家電下鄕·가전제품 농촌 보급)과 자동차 구매 보조금 등의 정책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 방향을 미리 읽어 수혜산업별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 팀장은 “올해 중국 정부의 정책 초점이 내수 확대에 맞춰져 있는 만큼 수혜품목을 미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안화도 5% 정도 절상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어 중국인들의 수입품에 대한 구매력 상승에 대비해 경쟁력 있는 가전제품과 고급 의류 등의 수출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