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감독회장 대행,외부에서 2010년 첫 공식행사… 업무 수행 계속·재선거 추진 의지 밝혀

입력 2010-01-06 20:54

기독교대한감리회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이 새해 처음으로 교단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소는 감리회 본부가 아닌 인근 교회였다.

이 직무대행은 6일 오전 11시 서울 도렴동 종교교회에서 열린 감리회 평신도단체협의회 신년 감사예배 및 인사회에서 설교를 맡았다. 500m 정도 떨어진 본부 16층 회의실에는 이 직무대행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인사 30여명이 사흘째 집결해 있었지만 이 직무대행의 신년예배 참석을 막지는 않았다.

이 직무대행은 설교에서 “지금의 감리교회는 물량주의, 교권주의, 패권주의, 맘몬의 역사로 병들고 있다”며 “영적인 변화와 갱신을 위해 평신도들의 뜨거운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권세가나 개인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율법을 고칠 수 없다”며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준행해 모든 법적 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무대행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재선거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신년예배 이후 본부로 출근하지 않았다. “출근은 해야겠지만 저렇게 막고 있는데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교단 일각에서는 이 직무대행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감리회 서울연회는 이날 오전 7시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긴급 실행부위원회를 소집했다. 최근 전직 감독 21명이 오는 28일 총회를 개최키로 한 것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서울연회는 다음주부터 3주간 매일 오후 2시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감리교 정상화를 위한 기도회를 진행키로 했다. 또 ‘오는 28일 총회는 불법’이라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거를 추진하고 있는 이 직무대행 지원에 서울연회가 적극 나서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직무대행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머물던 인사들이 같은 건물 13층 서울연회 사무실을 방문,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