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재무상 사의 하토야마 타격… 예산 업무 차질 불가피
입력 2010-01-06 18:12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든든한 후원자인 후지이 히로히사(藤井裕久·77) 재무상이 건강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후지이 재무상은 5일 오전 총리 관저를 찾아 하토야마 총리에게 사퇴의사를 전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
리는 당초 극구 만류했으나 후지이 재무상이 고령인 데다 고혈압 등의 지병으로 격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후임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이 재무상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당내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과의 알력 때문에 사퇴를 결심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로 인해 하토야마 총리는 내각 운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이 재무상은 그동안 집권 민주당의 첫 예산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8일부터 15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에 출석, 각종 까다로운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제 사정이 급변한 것이다.
현지 언론은 후지이 재무상의 현재 건강 상태로는 매일 국회에 출석해 7시간씩 예산 심의와 답변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토야마 총리는 이른 시일 내에 후임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은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국가전략담당상,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행정쇄신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부대신 등이다.
후지이 재무상은 하토야마 총리의 정치적 동지이자 지지자인 동시에 후견인이다. 지난해 8·30 총선 승리 후 내각 발족 당시 오자와 간사장 측의 강한 반대를 일축하고 주요 포스트를 맡겼을 정도다. 재정적자 심화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채 발행을 억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후지이 재무상이 사임할 경우 경제정책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구나 누가 후임 재무상이 된다 하더라도 오자와의 의중을 거스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하토야마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