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찾은 ‘피겨 전설’ 미셸 콴 “넘버원 돼도 더 높은 목표 세웠다”

입력 2010-01-06 21:54

‘피겨 전설’ 미셸 콴(29) 전 미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가 6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새천년관에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나타났다. 강의실을 채운 80여명의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사절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콴은 대학생 박성호(24)씨 등 5명과 원탁 테이블에 앉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쏟아지는 질문에 답했다.

콴은 “피겨스케이팅이나 김연아 등 어떤 질문에도 답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어떠냐는 질문에 “지난해 8월 김연아 선수와 함께 아이스쇼를 한 뒤 두 번째 한국 방문”이라며 “이번에는 한국 문화를 더 배워 기쁘고, ‘미래의 김연아’ 선수들을 만나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쳐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콴은 피겨스케이팅에서 오랜 시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학업이든 운동이든 열정과 사랑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넘버원이 돼도 더 올라가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며 “김연아도 월드 챔피언이지만 이를 지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잡지 ‘피플’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꼽혔던 콴은 외양보다는 내적인 미를 중요하게 여겼다. 미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안미진(24·여)씨 질문에 콴은 “외모보다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하고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라며 “피겨스케이팅을 하면서 선수로서 힘을 낼 수 있을 만큼만 살을 뺐다”고 했다.

콴은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낙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니 한국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한 남학생이 “스케이트에 사인해 줄 수 있는가”라고 묻자 콴은 흔쾌히 응했다.

콴은 1995∼2005년 10년 동안 세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으로 군림했고 세계 대회에서 43차례 우승했다. 지금은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스쿨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하고 있다. 그는 2006년 공공외교사절로 임명돼 전 세계 젊은이들과 사회와 교육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3일 입국한 콴은 한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선수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치고 9일 돌아간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