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 국군 유해 발굴] 미국은 어떻게 했나… 美 JPAC 33차례 北파견 유해 225구 찾아내
입력 2010-01-06 18:10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You are not forgotten)”
미국 의회는 1990년 미군이 참전했던 과거 전쟁에서 포로가 돼 미귀환했거나 작전 중 실종된 미군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양시키기 위해 ‘전쟁포로/군 작전 중 실종자’ 기(旗)를 제정했다. 이 깃발에 이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자국이 참전했던 전쟁에서 실종됐거나 포로로 귀환하지 못한 군인들을 찾아 지구 끝까지라도 특수부대를 파견해 유해를 찾는다.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7만8000여명, 한국전쟁에서 8055명, 동서 간 냉전으로 120여명,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18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 휘하에 있는 ‘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사령부(JPAC)’가 바로 이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다.
이 부대는 베트남전을 계기로 실종자 및 포로 수색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미군이 참전했던 과거 모든 전쟁에서 전쟁포로로 미 귀환했거나 작전 중 실종된 미군을 찾아서 유해라도 귀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부대의 모토는 “그들이 모두 귀환할 때까지”다.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 내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이 부대는 태평양사령부 휘하에 연합부대 형태로 구성돼 있다. JPAC는 3개 해외 주둔부대를 두고 있으며 사령부와 본부에 다른 한 개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3개의 해외부대는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라오스 비엔티안에 주둔해 미군 유해를 찾고 있다.
JPAC는 73년 베트남전 실종 군인을 찾는 데서 임무가 시작됐으나, 걸프전을 비롯해 미군이 참전했던 전쟁에서 실종된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JPAC는 그동안 한국전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미군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남북한 격전지를 뒤졌다.
82년 이후 현재까지 225구의 유해를 발굴해 미국으로 봉안했다. 미국은 현재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전 미군 실종자 유해를 찾기 위해 북한의 6·25 격전지를 뒤질 태세다. 미국은 96년부터 2005년까지 33차례에 걸쳐 JPAC를 북한에 파견해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다. 미국은 2005년 북한의 핵실험 당시 요원들의 안전을 이유로 발굴 작업을 중단했으며 북한에 유해 발굴 비용으로 280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JPAC는 중공군 참전으로 미군이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함경남도 장진호와 평안북도 운산 등 북한 격전지에 여전히 미 발굴된 수천명의 미군 유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북한 당국과 유해 발굴 재개를 위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힌 북한 내 한국군 유해 발굴도 JPAC가 추진해 온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의 사례를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강렬 국장기자 ry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