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이창] 김형오, 의장석 지키며 성경 읽어… 예산안 파동때 평정심 유지

입력 2010-01-06 18:12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해 마지막날 예산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했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성경을 읽으며 홀로 의장석을 지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6일 “연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의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김 의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째 의장석을 지키면서 조용히 성경을 펴 읽었다”면서 “막판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성경에 의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며 의장석 앞을 에워싸고 구호를 외칠 때 김 의장이 성경구절을 읽는 장면은 취재 카메라에도 잡혔다. 성경책은 독실한 크리스천인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평소 자리에 두고 있던 것을 같은 당 강명순 의원이 김 의장에게 가져다 건네준 것이다.

김 의장은 원래 의장석 사수를 시작하면서 ‘넬슨 만델라 평전’을 읽을 생각으로 의장석에 갖고 들어갔으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결국 성경 묵독을 시작했다고 한다. 김 의장은 “사흘 동안 의장석을 지키느라 몸과 마음이 모두 몹시 지쳐 있었지만 성경 시편을 읽으며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