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옷부터 바꿔보라
입력 2010-01-06 17:59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있다. 마음은 곧 겉으로 드러난다. 특히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입고 다니는 옷’이다. 자포자기한 사람은 대충 입고 다닌다. 얼룩이 묻어도 닦아내지 않는다. 옷을 바꿔 입는 것을 통해서도 치유는 일어난다.
변화의 전 단계로 밝은 옷을 입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점잖은 남자도 예비군복 입혀 놓으면 험한 행동을 한다. 반면에 정장을 입혀 놓으면 달라진다. 이것을 ‘의복치료’(suit therapy)라고 한다.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보면, ‘가장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 척 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못 생긴 사람이 가면을 쓰고 다녔다. 10년이 지나자 나중에는 가면을 벗어도 그 모습으로 변화되었다. 가장하면,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예수를 믿어서 의인이 되었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아직 의인이 아니다. 그런데 의인이라고 믿고, 의인인 척 하고 살면, 나중에 의인 같은 행동의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기뻐하고 웃자. 뇌는 그것이 진짜 기쁨인지 가짜 기쁨인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기쁜 척 해도 진짜 기쁠 때와 똑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가짜 웃음과 가짜 기쁨도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진짜 변화되면 좋은 일이다. 그리고 진짜 변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처음부터 진짜 변화가 가능한 것이 아니다. 첫 단계는 변화된 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성경은 이 과정을 ‘옷 입으라’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골 3:12) 겸손, 온유, 오래 참음이 한 번에 오면 얼마나 좋겠는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겸손한 듯 행동하고 오래 참음으로 행동하다 보면, 나중에는 진짜 겸손과 오래 참음이 온다는 것이다. 이것이 옷 입음의 원리이다. 어떤 사람에게 괴팍함이 있다. 반응을 할 때마다 친절로 옷 입는다. 억지로라도 여자들에게 문도 열어주고 배려도 해준다. 이렇게 친절로 옷 입으면 나중에는 친절해 진다.
어떤 사람에게 교만이 있다. 자꾸 남을 무시한다. 억지로라도 겸손하게 남의 발을 씻기고 상대를 높이는 말을 해보라. 나중에는 진짜 겸손하게 되는 것이다. 새벽기도를 못하는 사람도 미리 나는 새벽기도 하는 사람이라고 공언해 보라. 처음에는 사실이 아니라도 자기 말에 책임을 지게 된다. 변화되기 이전에 미리 옷부터 입는 것이다.
“나는 강한 여자야”라는 말을 하면 자매는 자신도 모르게 거칠게 된다. “나는 내성적이야”라고 말하는 형제는 남들 앞에서 정말 말도 못한다. 쓸데없이 미리 부정적인 옷을 입기 때문이다.
“미리 입는 옷이 그 사람이다.” 우리는 다 부족한 존재이다. 변화를 원하지만 변화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경의 원리대로 옷부터 입는 사람이 되자. 나중에는 옷에 걸맞은 멋진 인생이 될 것이다.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