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LG텔레콤 이상철號’ 출범… “脫통신으로 통신시장 태풍의 눈 될 것”

입력 2010-01-06 21:46

LG 통신 3사(텔레콤, 데이콤, 파워콤)를 합친 ‘통합 LG텔레콤’이 6일 공식 출범했다.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상철 부회장은 “물리적인 통합에 그치지 않고 기존 통신의 틀을 깬 20여개의 탈(脫)통신 프로젝트를 연내 선보여 통신시장 ‘태풍의 눈’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KT·KTF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통신 전문가로, 같은 정통부 장관 출신인 이석채 KT 회장의 대항마 격이다. 이 부회장은 “통신 3사(SK텔레콤, KT, LG텔레콤)가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답습하면 공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통신 장르를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탈통신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부회장은 “개별 고객에게 꼭 맞는 스마트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스널 밸류 프로바이더(PVP)’를 지향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를 추진할 전담조직은 이미 구성했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과제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 LG텔레콤은 매출 7조7191억원(2008년 기준) 규모로 덩치가 커졌지만 여전히 SK텔레콤과 KT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 부회장은 “매출 규모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애플이나 구글처럼 미래 성장성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매출은 미국 내 117위에 불과하지만 시장가치는 세계 9위인 구글처럼 작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다. 이 부회장은 “사람들은 ‘3위 사업자가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느냐’ 생각하겠지만 LG텔레콤은 버릴 게 많지 않아 탈 통신을 하는 데 가장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3월 SK텔레콤이 도입하는 초당 과금제에 대해 “(LG텔레콤도) 해야 하지만 시기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브랜드 전략에 관해선 “당분간은 그대로 가겠지만 사명을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합 LG텔레콤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진용을 새로 짰다. 총괄 CEO 아래 3명의 본부장이 3개 사업(무선·유선·기업고객)을 이끄는 체제다. 정일재 전 LG텔레콤 사장이 퍼스널모바일(PM)사업본부장, 이정식 전 LG파워콤 사장이 홈솔루션(HS)사업본부장, 고현진 전 LG CNS 부사장이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또 유필계 전 LG경제연구원 부사장이 CR전략실장을, 김선태 전무가 전략조정실장(CSO)을 맡았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