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경영대 1호 ‘홍일점’ 5억대 부동산 쾌척

입력 2010-01-05 18:25


여성으로는 처음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한 전윤자(77·사진 왼쪽)씨가 5일 모교에 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고려대는 부동산에서 나오는 연간 약 2000만원의 임대수익금을 ‘전윤자장학금’으로 경영대 여학생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전씨는 “모교에서 배운 덕에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었다”며 “전체 학생의 40∼50%가 여성이라는 말을 듣고 여선배로서 학교 발전에 보탬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951년 입학한 전씨는 55년 졸업한 뒤 한국은행과 외환은행에서 25년간 일했다.

전씨는 퇴직 후 여성 전용 금융기관인 숙녀신용협동조합(현 동부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대출이 까다롭던 미혼모와 미혼여성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씨가 재학하던 시절 여대생은 드물었다. 전씨와 함께 입학한 학생 가운데 여자가 단 2명이었을 정도다. 남학생의 장난 탓에 여대로 옮겨야 할지 지도교수와 상의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전씨는 “50년대와 달리 지금은 많은 여성 경영학도가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후배들이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사회 발전에도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