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50만명 육박 치료비 5년새 6배 늘어
입력 2010-01-05 17:45
올해 우리나라 치매 노인은 약 47만명(전체 노인의 8.7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노인은 계속 증가해 2012년 52만명, 2020년 75만명, 2030년엔 114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도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조기 발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오영희 박사는 우리나라 치매 노인수가 급증하면서 노인 의료비 등 사회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노인의 치매 실태와 대책’ 보고서를 5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45만명이고 치매 유병률은 8.58%였다. 치매 유병률은 여성(8.34%)이 남성(7.60%)보다 높았다. 고연령, 여성, 저학력자, 배우자가 없거나 머리에 외상을 입은 경력이 있는 경우,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이 있는 경우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의료비도 증가하고 있다. 치매 치료에 든 비용은 2002년 470억원에서 2005년 1159억원, 2007년 3026억원으로 5년 동안 6배 이상 늘어났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인정받은 노인은 중풍(25.1%)에 이어 치매(22.1%) 환자가 두 번째로 많았다. 보고서는 치매 노인이 계속 늘어나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8000명을 대상으로 한 ‘2008년 치매 인식도 조사’에서 인식도는 100점 만점에 61.9점의 낮은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예전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치매는 치료가 가능한데도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불가능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부정확한 정보는 치매 조기 발견과 치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오 박사는 “치매는 조기 발견으로 중증도 발전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보건소에서 치매조기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치매 환자에 대한 부양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