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계, 상생경영에도 힘써야

입력 2010-01-05 18:22

새해를 맞는 국내 대기업들의 의지가 결연하다. 삼성과 현대기아차, LG, SK 등 주요 그룹 CEO들은 신년사에서 공격 경영과 글로벌 경영을 일제히 천명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국내외 생산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76만대 늘어난 540만대로 잡으며 글로벌 선두업체로의 도약을 강조했고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전 사업부문 세계 1위’라는 비전 달성의 각오를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우리 경제는 이런 든든한 기업들이 있기에 세계적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돼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CEO들이 밝힌 대로 새해에는 국내외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뤄내 국민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심어주기를 기대한다.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중소기업을 돌보는 따뜻한 경영, 즉 상생경영에도 더욱 힘썼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두 축으로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약진을 거듭하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5곳에 납품하는 우량 협력업체 1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이 2004년 219억원에서 2008년 170억원으로 22.4%나 줄었다.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납품단가 인상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올려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단가 인하를 요구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경기가 침체되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이유다. 일부 계열사 CEO는 이익을 많이 내 총수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협력업체에 원가상승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직원들에 대한 거액의 보너스도 자칫 협력업체들의 호주머니에서 나갈 수 있다.

물론 대기업이 탄탄해야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 밑에서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좋은 협력업체가 없으면 대기업도 존재할 수 없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취업자가 늘고 소비가 증가해 대기업 제품이 잘 팔린다. 상생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