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현대제철 ‘화입식’… 현대家, ‘일관제철’의 꿈 이뤘다
입력 2010-01-05 20:37
눈보라가 몰아친 5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제선·제강·압연 등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 제1고로 공장. 직원 2명이 성화를 들고 입장하자 장내는 이내 환호와 열기로 가득 찼다. 성화를 건네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얼굴에도 감격이 넘쳤다.
오전 10시15분, 정 회장이 제1고로 하단에 성화를 밀어 넣자 내부에 있던 목재에 빨갛게 불이 당겨졌다.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고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숙원사업인 일관제철소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된 것이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이 생산한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통해 소재-부품-자동차로 이어지는 생산체제를 갖춰 그룹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게 됐다”며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5조84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17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및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화입식(火入式)은 일관제철소 심장인 고로에 불로 생명을 불어넣는 행사. 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제선공정이 시작됐음을 뜻한다. 제1고로에 들어간 불은 섭씨 1250도 열풍과 함께 철광석과 코크스를 녹여 붉은 쇳물을 토하게 된다. 이 쇳물은 제강공장으로 보내져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강철이 되고 이후 열연공장과 후판공장에서 각각 자동차용 열연강판과 조선용 후판으로 거듭난다.
특히 현대제철 제1고로는 내용적 5250㎥, 최대 직경 17m, 높이 110m로 세계 최고 엔지니어링이 도입된 대형 고로다. 연간 40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내년 제2고로까지 본격 가동되면 현대제철은 연간 800만t의 쇳물을 이용해 열연강판 650만t, 후판 15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기존 고로 생산제품보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연산 800만t 체제를 갖출 경우 80억 달러 가량의 고급 철강재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 독주체제(연산 3000만t)도 변화가 예상된다. 열연강판 시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양사 공급체제, 후판 시장은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 3사 체제가 될 전망이다.
당진=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