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박, 북한 위한 기도를 행동으로 옮기다

입력 2010-01-05 16:21


“그의 소원은 북한 동포들의 해방이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애절한 기도와 간청이 들리는 듯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입북한 로버트 박(28·한국명 박동훈·사진) 선교사를 위한 기도회가 4일 저녁 서울 노고산동 아름다운교회(이규 목사)에서 열렸다. 기도회에는 박씨의 벗과 북한 인권 운동가, 성도 등 30여명이 참석해 박 선교사의 무사 귀환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북한 인권 운동가들에 따르면 그는 ‘작은 예수’였다. 그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집회 때마다 노숙인과 장애인, 노인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는가 하면, 심지어 입고 있던 옷까지 벗어주면서 눈물로 기도했다.

북한 인권 운동가 강모 교수는 그를 진정한 기도자로 평했다. 길을 가다가도, 차를 타고 가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그는 북한 동포와 탈북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그는 언제나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전했다”면서 “심지어 김정일의 회개를 위해, 또 그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바람에 탈북자들의 오해와 불만을 사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한 사역을 2년 가까이 함께 했다는 안모 씨는 “함께 땅 밟기를 하면서 이 땅이 온전히 복음화되길 기원했는데, 그가 두만강을 건너 ‘북한 땅 밟기’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탈북자들을 내 몸처럼 사랑했던 그의 기도 능력은 총알도 능히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한 탈북 전도사는 “그는 한국교회가 왜 북한 동포의 인권에 대해 관심이 없는지 반문했다”면서 “북한 정치범수용소가 폐쇄되고 북한 동포가 자유롭게 되기 전까지 나오지 않겠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행동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재미 교포인 그는 2008년 6월 미국의 한 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돼 중국 등지에서 탈북자들을 구출하고 돕는 사역을 활발히 펼쳤다. 이어 글로벌정의기도네트워크를 조직, 전 세계 기독 네티즌 1000만여 명과 함께 북한 인권을 위한 중보기도 운동을 벌여왔다. 30여 차례 국내에서 기도 모임과 시위를 주도했다. 20대 초반에 예수를 믿게 됐지만 그의 신앙의 뿌리는 평북 선천에서 평양대부흥의 영향을 받은 할머니 가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에 들어가기 며칠 전 그는 한 북한 인권단체 모임에서 ‘우간다의 기적’을 듣고 기도운동을 시작했다고 간증했다. 아프리카 우간다 교회 성도들의 기도운동으로 40%대의 에이즈 감염률을 5%대로 떨어뜨리고, 많은 무슬림들을 예수님 품으로 돌아서게 하는 등의 기적을 일으킨 사건이다.

한편 한동대 학생과 청년들은 5일 낮 서울 신촌 거리에서 로버트 박 무사 귀환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북한 인권 단체들도 매일 저녁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북한 인권 단체에 따르면 로버트 박은 회령시에서 청진시로 옮겨져 함경북도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