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돌풍 ‘아바타’ 매력은 어디에… 현실과 환상 경계 허무는 3D 판도라에 온 느낌

입력 2010-01-05 17:16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3D SF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미국영화의 세계 흥행 기록을 집계하는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아바타’는 5일까지 약 10억2500만 달러(1조1750억원)의 매출액으로 역대 4위의 기록했다. 개봉 17일만에 이미 1조원 매출을 넘어선 아바타는 이같은 흥행 속도로 볼 때 역대 1위인 타이타닉(18억4290만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역시 5일까지 66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외화 3위를 기록 중이다. 관객을 모으는 속도로 보자면 1, 2위인 ‘트랜스포머’와 ‘트랜스포머 2’를 뛰어넘었다. 1월 중순쯤에는 외화 사상 첫 1000만 관객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아바타’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바타’의 진정한 힘은 ‘아바타’가 영화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3D입체, 이모션 캡처를 통한 디지털 액터, CG기술을 통해 ‘아바타’는 현재 할리우드 영화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으며, 앞으로 어떤 곳을 지향할지를 담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조차 2011년 개봉작 ‘탱탱의 모험’에서 카메론의 새 발명품을 모조리 차용하겠다고 말했을 정도.

캐머런 감독은 4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 영화에 사용된 기술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장비가 ‘이모션 캡처’다. 배우의 감정까지 되살리는 기술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방식을 통해 구현된 ‘아바타’의 디지털 액터들은 얼굴과 신체 움직임이 살아있는 생명체에 가까울 만큼 자연스럽다. 기술의 진보를 통해 실제 인물과 디지털 액터, 즉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가 사라진 셈이다.

이 영화의 3D기술이 가진 최강점 역시 경계를 사라지게 만든다는데 있다. 캐머런 감독의 3D는 내러티브를 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활용된다. 따라서 러닝타임 동안 관객은 3D가 제공하는 입체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캐머런 감독은 “관객이 판도라 행성으로 들어가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3D효과를 리얼리티로 들어가는 입구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사라진 세계와 캐릭터들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아예 다른 차원의 영화 보는 맛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바타’를 본 한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판도라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내가 ‘나비족’이라는 착각에 빠졌던 것 같다”면서 “일반 영화를 본 것과는 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아바타’를 통해 3D산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영화 뿐 아니라 게임, TV 등에서도 3D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아바타’는 전세계 1만4500여개의 스크린에서 개봉했고, 이중 25%정도인 3600여개 관이 3D스크린이다. 수익에서는 56%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 50개 미만이던 3D상영관이 ‘아바타’ 개봉을 앞두고 117개로 늘었다. 소니, 파나소닉 등 가전사들의 주도 하에 TV 부문에서도 3D산업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아바타’는 파나소닉과 긴밀한 협조를 했다. 시리즈로 제작될 계획인 ‘아바타’는 앞으로 어떤 기록을 세우고, 또 어떤 활로를 개척해 갈까.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