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쟁’ 대비하는 민주당

입력 2010-01-04 17:25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 “MB 정부는 독선 표본” 대립각 세우며 전의 다져

민주당 지도부가 새해 벽두부터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에 날을 세웠다. 4대강 예산안 처리 저지 실패 이후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을 잠재우고, 여권의 세종시 수정안 밀어붙이기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정세균 대표는 4일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1월 1일 1박2일로 이어진 날치기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회동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여당 대표가 제안하고 야당 대표가 수용한 3자회동을 거절한 것이 불과 열흘 전이었다”면서 “원래 회담, 소통이란 것은 보통 상대방이 원할 때 하는 것”이라고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호랑이띠로 올해 회갑을 맞은 정 대표는 호랑이 관련 4자 성어로 결의를 다졌다. 그는 “2009년은 정권이 국민을 패배자로 만든 해”라며 “민주당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 즉 호랑이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가 할 일을 찾아 소처럼 뚜벅뚜벅 걷는 방법론을 통해 2010년을 국민이 승리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우선 예산안과 노동관계법의 처리 과정에서의 법적 하자를 들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소송을 제기키로 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다른 한편으론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정 대표는 오는 7일 신년 기자회견, 10일 계룡산 등반대회 등을 통해 세종시 수정 저지 입장을 재확인 한다. 당 ‘세종시 원안추진 촉구 대책위’도 오는 8일 긴급회의를 연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신년연설에 대해서도 구체적 계획이 빠진 자화자찬식 연설이었다고 혹평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겠다는 계획은 전혀 발견할 수 없고 일자리 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민생대책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그동안 해오던 정책을 나열한 것 말고는 새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