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일대 선교 유적 문화재 지정 순조

입력 2010-01-04 20:10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에 위치한 선교사 수양관의 문화재 지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안금남·인요한)은 최근 (사)도코모모코리아(남호현 순천대 교수 외 12명)가 1년간 조사·연구한 용역 보고서에서 “종교사와 현대사, 관광사적 의미를 고루 갖춘 지리산 선교 유적지는 근대 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는 지리산 선교 유적지에 대한 학술 연구와 왕시루봉 수양관 12채 건물의 건축학적 연구조사 자료 621쪽 분량이다.

선교사 수양관은 1920년대 초 한국을 찾은 미국 캐나다 호주 선교사들을 위해 지리산 노고단에 세웠던 것으로 6·25전쟁 때 파괴돼 62년 왕시루봉에 새로 건립했다. 수양관은 당시 선교사들의 수양 및 만남의 장소뿐 아니라 성경번역 장소로 활용됐다. 이런 이유로 토지 소유주인 서울대 측은 2010년 7월까지 철거를 보류했고, 2007년 말 출범한 보존연합과 각 교단은 문화재 지정을 위한 작업을 벌여왔다. 특히 왕시루봉 수양관 12채는 노르웨이와 영국, 호주, 일본식 띳집으로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건축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보존연합은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수양관 12채를 다음달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또 노고단 예배터는 오는 5월 전남도청에 지방문화재로 등록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 100여개 교회에 용역 보고서와 지리산 선교 유적지 홍보 CD 2500개를 만들어 발송했다.

현재 수양관 12채는 ‘1교단 1시설 담당제’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초교파로 광주광역시와 전남 지역 교회와 기독교단체에서 관리 명패를 붙이고 부식 방지를 위한 페인트 공사를 실시했다. 올 상반기에는 지리산 선교 유적지 보존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전라남도기독교총연합회(회장 정용환 목사)는 최근 4600교회(광주 1300, 전남 3300)가 지리산 선교 유적지 문화재 지정에 적극 동참키로 결의하고 기금 조성을 위한 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장 통합 총회 역사위원회 지리산대책위원회(위원장 김동운 목사)도 1200만원의 기금을 모금하는 한편 보존연합과 연계해 홍보 활동을 펼치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예정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