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올 중간선거 빨간불… 당적 변경·불출마 선언 잇따라 고전 불보듯
입력 2010-01-04 17:07
미국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올 11월 중간선거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은 2008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압승했다. 행정부와 의회라는 양대 권력을 장악하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하지만 1년 남짓 지난 사이 정치 역학 구도가 180도 달라졌다. 미국 언론은 새해 벽두부터 민주당의 고전을 예고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은 민주당에 올해가 힘든 해인 것은 자명하며, 다만 얼마나 힘드냐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하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분포는 257석 대 178석, 상원에서는 60석 대 40석이다. 양원에서 민주당이 과반을 점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의 여건이 지속된다면 민주당은 11월 선거 때 하원에서 40석, 상원에서 6석 이상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좋아진다 해도 하원에서 15∼10석, 상원에서 3∼4석을 잃게 된다고 예견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과 당적 변경이 발등의 불이다. 지금까지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소속 하원 의원은 11명이나 된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의원(캘리포니아 주)은 “불출마 선언이 선거 일정이 가까워지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는 15명까지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원 쪽 분위기도 좋지 않다. 해리 리드(네바다주) 원내대표와 크리스 도드(코네티컷주) 의원 등 간판주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역구인 일리노이주 수성도 불안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초선인 민주당 파커 그리피스(앨라배마주) 하원 의원은 지난 22일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정치 외적 요소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치적이 될 건강보험개혁에 대한 지지도 하강 추세다.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큰 정부’ 이미지를 덧입혀 선거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높은 실업률과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한 비판 여론도 부담이다.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및 아프가니스탄 미 중앙정보국(CIA) 지부 테러 사건으로 형성된 테러정국을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연착륙시킬지도 관건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