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폭설대란] 관측 이래 최대 폭설… 수도권 멈췄다
입력 2010-01-04 22:58
서울 25.8㎝… 곳곳 도로 통제 교통대란
공무원 등 출근시간 자율조절 검토
서울에 기상 관측 사상 최대 폭설이 내려 교통이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제설 작업을 펼쳤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기상청은 4일 오후 2시 서울에 최대 25.8㎝의 눈이 내렸다고 밝혔다. 하루 적설량을 관측하기 시작한 1937년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신 적설량(새로 내린 눈)은 대관령 26.2㎝, 강원도 북강릉 23.2㎝, 강원도 춘천 23.0㎝, 인천 22.3㎝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눈의 원료가 되는 습기가 수도권에 대량 공급돼 많은 눈이 내렸다”고 말했다.
폭설로 항공기 결항이 속출하고 서울시내 도로가 통제되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출근길 혼잡을 피하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한 많은 시민들은 전동차 고장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오전 8시40분쯤 지하철 1호선 대방역에서 인천으로 가던 전동차가 고장 나 30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김포공항은 9년 만에 비행기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오전 6시45분 김포발 제주행 대한항공 여객기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으로 가는 항공기 62편과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인 비행기 79편의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인천공항은 대규모 결항 사태는 없었지만 결항, 지연, 회항이 속출했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4일 오후 1시 현재 항공편 22편이 결항했고 104편이 지연됐으며 3편이 회항했다”고 밝혔다.
전국 곳곳의 도로도 통제됐다. 삼청터널길과 인왕산길 등 서울시내 15곳의 도로가 통제된 것을 비롯해 전국 43개 도로에서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중대본은 공무원과 군부대를 동원해 제설 작업을 벌이는 등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중대본은 오전 8시 이달곤(행정안전부 장관) 본부장 명의로 수도권 전역에 강설에 대비한 공무원 총동원령을 내리고 기관별로 긴급 제설 작업을 벌이도록 했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등 6개 부대는 서울 남태령과 청량리, 강남구, 목동역 일대에 군 병력 5000명을 동원, 제설 작업을 했다. 또 제설차량 등 중장비 80여대를 투입해 눈을 치웠다.
기상청이 “5일 아침 최저기온이 서울과 인천 영하 10도, 수원 영하 11도 등 수도권 전역이 영하 10~영하 16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빙판길 출근 대란이 우려된다.
정부는 5일 출근시간대 지하철과 시내버스 집중 배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하기로 했다. 또 공무원 및 일반 기업의 출퇴근 시간을 상황에 따라 1시간 이내에서 자율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조국현 백민정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