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한은행 저력은 팀플레이

입력 2010-01-04 19:59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우승팀 신한은행은 올 시즌에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저력은 이곳저곳에서 확인된다. 노련한 고참들이 위기의 순간마다 빛을 발한다. 공격 위주면 공격 위주로, 수비 위주면 수비 위주로 언제든 변신이 가능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백업 멤버들도 든든하다.

지난달 31일 신한은행과 접전을 벌인 끝에 역전패한 국민은행 정덕화 감독은 “‘수 싸움’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털어놨다. 신한은행의 노장 선수들은 수를 갖고, 패턴을 갖고 상황에 대응하는데 비해 국민은행 선수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플레이하다보니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에 4∼5점차 뒤진 채 계속 끌려갔으나 3쿼터 후반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4쿼터에 역전을 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은주와 정선민, 강영숙 등 골밑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가 다양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수비가 더 중요한 게임에는 정선민과 강영숙 중심으로, 공격 위주의 게임이 필요할 때는 하은주의 출전 시간을 더 늘리는 식으로 변화를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 싸움’도, 다양한 옵션도 소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없거나 한정돼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신한은행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인 셈이다.

개인 득점순위도 신한은행의 저력을 볼 수 있는 한 가지 예다. 개인 득점순위 20위까지에 신한은행 선수는 단 2명(정선민, 강영숙)만이 포함돼 있다. 득점순위 20위까지에 2명 이하가 포함된 팀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골밑을 지키고 있는 두 선수 외 나머지 주축 선수 5명은 개인 득점순위 21∼30위 사이에 분포돼 있다. 부상으로 1∼2명이 빠진다 해도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은 출전 시간 배분에도 유리하다. 팀내 경쟁 촉발과 효율적인 체력관리 효과는 덤이다. 신한은행은 4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우리은행을 75대56으로 대파하고 12연승으로 19승째(3패)를 챙기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