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전쟁 중 지역구 챙겨 빈축…일부 의원 증액·신규 편성

입력 2010-01-04 00:07

새해 예산안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밀실 심의로 통과된 가운데 당초 정부안에는 없던 양당의 지역구 예산이 최종 예산안에 증액 편성되거나 아예 신규로 포함돼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4대강 예산 삭감을 위해 여당과 극한 대치를 벌이는 와중에도 지역구 예산 확보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를 통과한 2010년 예산안 내역에 따르면 민주당 김성곤 의원 지역구인 전남 여수의 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예산안이 당초 정부안보다 300억원 늘어난 2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또 강기정 의원의 광주 북구갑 전남대 단과대 증축 예산이 정부안보다 40억원 늘었다. 김영록 원내부대표의 전남 진도 전복사업 예산도 25억원 추가됐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의 지역구인 목포신항 사업 예산은 10억원, 유선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전남 강진 하수처리시설 사업도 4억원이 새로 포함됐다. 이 밖에 이낙연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의 전남 영광 폐수처리시설 사업과 최인기 의원의 전남 나주 국가지원 도로건설비가 각각 5억원, 10억원 신규로 배정됐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측 간사인 이시종 의원의 지역구인 충주의 충청고속화도로 사업비가 20억원 신규로 반영됐다. 또 변재일 정책위 부의장의 지역구인 충북 청원군 청주산단 진입도로 건설예산도 50억원 증가한 174억원으로 확정됐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상득 의원과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의 지역구인 경북 포항 및 울릉군의 예산이 정부안보다 110억원 늘었다. 또 경북도청 신축지원 예산도 정부안보다 30억원 늘어난 40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시종 의원은 “당 차원에서 국제행사나 국책사업과 관련된 지역구 예산은 가급적 반영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지역구내 개별 사업은 해당 의원들이 정부 측 예산 담당자 등을 상대로 별도로 부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호남이나 충청권에 비해 영남과 여당 내 수도권 의원들의 지역구내 개별 예산은 몇 배 더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