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찔린 美 “對테러전 공세 박차”… 1월5일 백악관 대책회의서 고강도 대응 방안 나올 듯
입력 2010-01-03 21:06
미국의 공세적인 대테러 작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 국민들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항공기 테러 기도와 아프가니스탄 CIA 기지 공격이 미 정부를 상당히 자극했기 때문이다. 새해 초부터 대테러 문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 현안이 됐다.
두 건의 테러 관련사건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한 대규모 공격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 언론들도 익명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복 공격 계획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보수 진영이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하며 좀 더 강력한 안보정책을 요구하고 나서는 것도 미 정부의 공세적인 대테러전(戰) 분위기를 강화시켜 주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 테러 시도를 주목하는 것은 알카에다의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이 좀 더 새롭고 치밀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이 그 첫 번째 시도라고 분석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 연설을 통해 항공기 테러 기도범이 예멘에 있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조직(AQAP)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테러 배후를 직접, 그것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보복 공격을 포함한 모든 수단이 열려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5일 예정된 대통령 주재의 이번 테러 관련 대책회의에서는 상당히 강도 높은 대응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AQAP는 지난 1월 알카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지부가 통합된 조직으로, 조직원 수는 200∼300명으로 추산된다. 미 언론들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대한 대대적인 미군의 대테러 작전으로 최근 예멘으로 숨어드는 알카에다 조직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예멘이 알카에다의 제3의 근거지가 되면서 훈련기지도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6700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예멘 정부군으로 하여금 알카에다를 제거토록 하고 있으나, 알카에다 세력은 늘어만 가고 있다.
예멘 정부는 이번 사건 이후 알카에다 근거지인 마리브와 조프 등 2개 동부 산악 지역에 수백 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이 2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과 면담한 것도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이 예멘의 알카에다 거점에 대한 보복 공격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예멘 주재 미국대사관은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으로 인해 3일 대사관 업무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