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팟·아이폰, 이번엔 태블릿 PC?… 또 하나의 ‘IT 대박’ 내놓나
입력 2010-01-03 18:47
미국 애플이 PC시장에 야심작 ‘태블릿 PC’를 내놓는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이지만 애플 측은 입을 다물고 있다. 시장의 궁금증을 최대한 증폭시켜 이를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태블릿 PC는 키보드 없이 터치스크린 화면을 손가락이나 펜으로 조작하는 소형 PC다. 아이팟(MP3플레이어)과 아이폰(스마트폰)에 이은 애플의 새로운 히트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중대 제품(major product)’을 발표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예르바부에나센터를 예약했다고 영국 BBC 등이 3일 보도했다. 애플은 이곳에서 맥북에어와 아이폰을 공개한 바 있다. 시점도 모두 1월이었다. 이 때문에 애플 측의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애플의 신비주의 마케팅 속에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외신과 수많은 블로그들은 연일 신제품에 관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프리트의 마이클 가텐버그 부사장은 “애플 신제품에 쏠린 관심 때문에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업체들의 잔치 ‘CES 2010’이 빛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거론되는 추측을 종합하면 신제품은 10.1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의 태블릿 PC로 대형 사이즈 아이폰을 연상하면 된다. 3차원(3D) 그래픽이 가능하며 영화, 게임, 전자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특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은 800∼1000달러(92만∼115만원)가 중론이다. 지금까지 ‘아이슬레이트(iSlate)’ ‘아이패드(iPad)’ ‘아이태블릿(iTablet)’ 등 다양한 별명이 붙여졌다.
태블릿 PC가 완전히 새로운 기기는 아니다. 앞서 여러 PC업체들이 태블릿 제품을 내놓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혁신’의 대명사인 애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애플은 MP3플레이어 시장이 열렸을 때 바로 뛰어들지 않고 몇 년 지켜본 뒤 2001년 아이팟을 내놓아 성공을 거뒀고 2007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도 마찬가지였다.
애플 태블릿은 노트북보다 휴대하기 편하고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큰 모바일 인터넷기기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넷북(미니노트북)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전자책 단말기 시장까지 노려 아마존 ‘킨들’과 맞붙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리카이푸 전 구글차이나 대표는 애플 태블릿이 올해 1000만대가량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IT기기의 한 해 판매량이 1000만대라면 ‘대박’ 수준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야심차게 출시한 ‘애플TV’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는 등 애플이 늘 성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IT 전문가 어니 바리티모스는 “애플 태블릿은 아이폰보다 휴대하기 불편하고 맥북보다 덜 실용적이어서 매력이 없다”며 실패작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