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유럽 양해경 사장 獨 대십자훈장

입력 2010-01-03 19:37

삼성유럽본부 양해경 사장이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대십자공로훈장은 독일에서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이다.

양 사장은 30년 동안 독일과 한국의 경제 협력과 친선 교류, 우호 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으로는 고 김수환 추기경이 2001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2005년에 받은 적 있다.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을 대신해 훈장을 전달한 롤란트 코흐 헤센 주 총리는 “양 사장이 한국과 독일 간 경제교류 증대는 물론 스포츠 활동 후원,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 등 소외계층 지원 분야에서 기업의 사회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양 사장은 삼성을 대표해 유럽에서 국제장애인 올림픽과 국제하키연맹을 후원해왔다. 또 청소년 비만퇴치 캠페인을 후원하는 등 다양한 기업의 사회 참여 활동도 펼쳐왔다.

양 사장은 경력 대부분을 독일에서 보낸 독일, 유럽 전문가다. 1973년 제일모직 함부르크 지점 주재원으로 독일과 인연을 맺은 양 사장은 75년 삼성물산으로 옮긴 뒤 3년간 더 독일에 머물다 귀국했다. 이후 84년 삼성물산 독일법인 대표를 맡아 다시 독일로 돌아간 양 사장은 99년 구주본부장, 2005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지금까지 독일에서 지내고 있다.

98년부터 2006년까지는 재독한국경제인협회장을, 2000년부터는 유럽한국경제인협회장을 지내는 등 독일에서 활동하는 우리 업체들의 맏형 노릇도 제대로 하고 있다.



양 사장이 독일 사업을 지휘하는 동안 삼성은 독일 내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1980년 1억 달러 수준이던 매출은 100억 달러로, 유럽 전체 매출은 500억 달러로 증가했다.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10개 제품이 독일에서 1위다.

양 사장은 3일 “한국 국력이 커지고 국격이 높아지면서 독일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며 “훈장에 이런 의미가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과 한국은 분단의 역사와 열강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가 매우 흡사하고 수출과 수준 높은 인적자원이 국가 발전 원동력이란 점도 닮았다”며 “먼저 선진국이 된 독일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주어진 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자주 못한 가족여행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