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을 행정에 참여시킨 성북구

입력 2010-01-03 19:14

서울 성북구가 외국인을 구 정기회의에 참석토록 할 방침임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30일 문을 연 서울 성북다문화빌리지센터 외국인 명예동장인 독일인 한스 알렉산더 크나이더씨를 5일부터 격주로 열리는 확대간부회의에 한 달에 한 번 참석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선한 발상이다. 성북구에는 현재 30여개국 출신 외국인 8500여 명이 거주한다. 하지만 구청 직원이나 동장들이 이들을 개별로 만나 의견 교류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성북구청측이 외국인 대표의 구청 간부회의 참석을 기획한 이유다. 크나이더씨가 구청 회의에 참석하면 외국인들의 구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은 물론 구와 외국인들과의 유대 관계도 크게 강화될 것이다.

타 자치단체들도 벤치마킹할 만하다. 우리나라에는 2009년 11월말 현재 115만 1900명의 외국인이 체류, 전체 인구 대비 2.2%에 이른다. 서울거주 외국인 만도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국내 생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해 6월 외국인 35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생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08점에 그쳤다. 이들의 애로사항은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서부터 의사소통, 자녀교육, 식생활, 문화와 종교 차이, 병원과 의료보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제대로 보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등 몇몇 지자체에서 외국인들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인구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인이 없으면 우리 사회는 운영될 수 없다고 말한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만 봐도 2050년이 되면 외국인이 전체 인구 중 9.8%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제 다민족 다문화 포용정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대한 이질감을 줄이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소속감을 높이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외국인을 행정에 참여시키려는 성북구청의 이번 시도는 그 의미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