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축구단 “그라운드 선교 내게 맡겨라”… 2009 축구인의 밤 열고 새 도약 비전 선포
입력 2009-12-18 08:49
91년 전통의 숭실대학교 축구단이 미래 비전을 선포하고 ‘명품 축구단’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숭실대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체리홀에서 ‘감사와 소망-2009 숭실 축구인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학교법인 숭실대 이사장 박종순 목사, 전 이사장 림인식 목사, 김대근 총장 및 숭실대 축구단과 졸업생 등 300여명이 함께 했다.
행사는 축구단기와 전국대학축구대회 우승기를 앞세운 축구단 30여명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림 목사는 “숭실대 축구단은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의 정신과 용기를 일으켜줬었다”며 “미래에도 그 기상과 정신, 기량 그대로 민족 한복판에서 놀라운 역사를 이루길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박 목사는 축사에서 “한국 최초의 대학, 최초의 기독교 대학인 숭실대는 자부할 만한 일이 많지만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 축구단”이라고 치하했다. 김 총장은 “숭실만이 간직해 온 올곧은 힘으로 축구단과 숭실대 모두 정상의 자리에 서겠다”고 화답했다.
축구단 비전 선포식이 이어졌다. 국내 대학 축구단 중 처음이다. 숭실대 축구단은 경쟁력 있는 축구인 양성, 봉사하는 축구인 양성, 공부하는 축구인 양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특히 봉사하는 축구인 양성을 위해 ‘사랑의 골’(1골당 5만원) 기금을 적립하고,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열겠다고 밝혔다. 공부하는 축구인 양성을 위해서는 매년 12권씩 축구 선수 필독서를 지정, 독서를 권장하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교육을 병행키로 했다.
정진강 숭실대 축구단장은 “대학 축구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해온 명품 ‘숭실 축구단’이 이제 그간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섬김의 리더십을 갖춘 봉사하는 축구단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숭실대의 축구 역사는 1918년 평양 숭실대학 축구부를 창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1921년부터 1936년까지 각종 축구대회에 참가해 우승 7회, 준우승 6회의 성적을 내며 조선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1938년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학교가 자진 폐교하면서 축구단도 해체됐다. 이후 82년 재창단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올해 서울시장기 우승, 제10회 전국대학축구대회 우승 등을 이뤄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