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기독교 선교 및 교회 부흥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양림동 일대가 기독교역사문화마을로 본격 개발된다.광주시와 남구는 내년부터 2006년까지 40억원을 들여 구한말에 건립된 기독교 건축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양림동 일대를 관광명소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양림동에는 배유지 목사(1868∼1925·미국명 유진 벨)와 함께 이 지역 최초의 선교사로 활동하다가 순직한 오원 선교사(1867∼1909·미국명 클레이먼트 오웬)를 기리는 오웬기념관(유형문화재 26호)과 미국인 우일선 선교사(미국명 윌슨)가 1920년대 양림산 기슭에 건축한 광주 최초의 서양식 주택 우일선 사택(기념물 제15호) 등 기독교 유적이 몰려 있다.
미국 남장로회의 배유지 목사와 의사였던 오원 선교사는 광주지역에 최초로 기독교를 전한 선교사들. 이들은 1904년 12월 하순 전남 목포에서 영산강을 따라 영산포까지 배를 타고와 육로로 광주에 첫발을 내디딘 뒤 당시 광주읍성 남문밖 양림리 동산(현 호남신학대 부근)에 둥지를 틀었다. 1884년 미국 북장로회의 앨런 목사가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전한지 20년만의 일이었다.
이들과 뒤를 이어 이 지역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이후 양림동 일대에 수피아여학교와 숭일학교 등 학교 2곳과 기독병원,성경학교 등을 잇따라 개설하면서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펼쳤다.
이에 따라 당시 버려진 벌거숭이 산에 불과했던 양림동은 이들이 자리잡으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기지이자 ‘호남의 예루살렘’으로 불렸고 1919년에는 광주지역 3·1만세운동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양림동에는 이밖에도 선교사묘지와 벨기념관,수피아 홀 등 기독교 관련 유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한눈에 광주지역 기독교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지역의 야학도 초창기 교회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최흥종 목사가 1921년 처음 양림동에 개설,농촌 계몽운동의 요람이 됐다. 최목사는 1922년 광주YMCA를 창설하고 양림동에 지금의 소록도 한센병 전문병원의 전신인 나환자촌을 만들기도 했다.
광주시와 남구는 이 일대의 기독교 유적을 개·보수하고 안내 프로그램과 진입로, 체류형 민박시설 등을 조성,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호남신학대 차홍준 목사는 “기독교역사문화마을이 문을 열면 근대와 개화기 광주의 기독교 문화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기자
광주 양림동 기독 명소 꾸민다…市·區 내년부터 40억 투입
많이 본 기사
국민일보가 꼼꼼히 읽어보고 선정한
오늘의 추천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