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연(19)과 인터뷰 약속을 잡아놓고 ‘꼭지’에서 원빈을 쫓아다녔던 끝순이,‘멋진친구들’에서 임현식의 딸 래연,‘눈꽃’의 윤시봉 등의 모습을 상상했다．다혈질에다 의리파,때로는 푼수,그러나 따뜻한 캐릭터들．맡는 역마다 털털한 모습을 보여줬던 강래연은 실제로는 달랐다．열 아홉 나이에 비해서는 자기주관이 뚜렷하고 조금은 까다로워 보이는 대학 3학년생이었다．
KBS 별관 ‘눈꽃’의 세트촬영장에서 만난 강래연은 학교 수업을 받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초등학교 입학을 다섯살에 한 탓에 벌써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그녀는 “중간고사때까지는 할 만했는데 ‘눈꽃’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수업 진도 쫓아가느라 허겁지겁”이라고 한숨부터 쉬었다．그동안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는데 이제 장학금은 꿈도 못꾸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는 수준의 학점을 받기위해 분투중．불안해서 늘 전공서적을 끼고 다니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단다．
웬만하면 휴학도 할만한데 악바리처럼 학업에 열중인 데는 이유가 있다．“아직 연기를 평생 직업으로 결정하지 못했어요．연기를 안하면 카지노 판촉이나 외식사업쪽에서 일하고 싶어요．졸업때까지는 연기와 전공,두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그녀가 연예계에 들어선 계기는 이른바 로드 캐스팅．고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봐주다 오전부터 가게문앞을 가로막고 있는 뮤직비디오 촬영팀과 실랑이를 벌였고 그만 감독의 눈에 들었던 것이다．
우선 잡지모델을 시작으로 영화 ‘짱’,드라마 ‘은실이’와 ‘학교’ 등에 출연했다．그러나 데뷔 7개월만에 방송활동을 중단했다．“억울하다”는 이유였다．
“소위 인기스타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저의 스케줄과 인격은 무시되기 일쑤였어요．연기의 즐거움을 그런 스트레스가 갉아먹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그리고 10개월을 쉬면서 평소에는 전혀 보지 않던 TV를 눈여겨 보게되고 연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그리고 우연히 ‘꼭지’의 오디션 제의를 받았고 다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그 억울함은 없어졌느냐”는 질문에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선문답．“내공을 쌓아야겠죠”
강래연은 중국 산동성에서 태어난 할아버지가 한국으로 건너와 3대째 살고 있는 화교집안의 외동딸이다．엄한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다고 엄살을 부렸다．‘꼭지’ 촬영때는 아버지에게 매를 하도 맞아 종아리 상처를 가리기위해 검정색 스타킹만 신었다고．
아버지의 반대도 많이 누그러졌고 이젠 드라마마다 같은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걱정이라면 걱정．“저도 ‘카이스트’의 이은주처럼 지적인 연기를 하고 싶어요．비련의 여주인공도 그렇고．하지만 우선 이런 역은 강래연 아니면 안돼!라는 소리를 먼저 듣고 싶어요．그리고 나중엔 ‘강래연이 저런 연기도 하네’라는 정도가 돼야죠” /맹경환기자
톡톡 튀는 강래연 "기다려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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