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너무 많아 출연여부를 놓고 고심이 많았어요．하지만 육체적인 관계 이면에 깃든 순수한 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져 주인공을 맡게됐죠”인기 그룹 룰라의 리드싱어 김지현이 영화 ‘썸머타임’(박재호 감독)으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냈다．예쁜 얼굴을 내세우는 백설공주 같은 순정파 캐릭터가 아니라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섹시우먼으로 시나리오를 받고서부터 속앓이를 엄청 했다고 그녀는 말했다．첫 영화 출연이라 가슴은 설레는데 문제는 옷을 벗어야 한다는 사실．
“감독에게서 직접 받은 시나리오는 정말 재미있었고 마음이 저려와 눈물까지 흘렸다”는 김지현은 “평범한 역할로 그냥 스쳐지나가기보다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배역을 맡고 싶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 평소의 소망을 이루게 됐는데 겉치레에 불과한 옷쯤이야 훌훌 벗어던지는게 무슨 대수겠느냐는 표정．
영화에서 김지현은 아픔을 간직한채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희란역을 맡는다．“운명적으로 만난 남자에 의해 은밀한 욕망을 발견하게 되고 또 불꽃같은 사랑을 주고받는 여자라고나 할까요”．72년생인 그는 영화 속 시대배경인 80년대를 알기위해 신문 스크랩의 당시 사건사고를 일일이 체크하는 한편 공지영의 소설 ‘고등어’ 등을 독파했다고．
또한 영화는 포르노 어법을 빌려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감각의 제국’‘정사’‘해피엔드’‘미인’ 등 섹스어필한 작품들을 고루 섭렵했단다．요즘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세트촬영이 한창인 그는 누구보다 적극적인 연기로 스태프로부터 칭찬을 받는다．“억지로 꿰어맞춘 희란이가 아니라 제 몸에 딱 맞는 분신같은 희란이 될때까지 열심히 해야죠”
이왕 영화판에 뛰어들었으니 여러가지 빛깔을 지닌 배우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연기에 대한 욕심과 승부근성은 룰라의 데뷔시절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툭툭 치며 노래했던 ‘끼’를 그대로 닮았다．김지현의 또다른 변신이 기대되는 ‘썸머타임’은 겨울동안 촬영이 진행되고 내년의 서머타임에 맞춰 개봉될 예정이다．
/이광형기자
인터뷰 / '썸머타임'의 주인공 룰라의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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