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와 불화로 작가 돌연교체/주연급들 잇따라 사망 어리둥절/방영금지 가처분신청 “점입가경”드라마작가 홍승연씨(여·47)가 13일 SBS를 상대로 방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 주말드라마 「일과 사랑」은 그간 무리한 배역교체로 극의 흐름을 거슬러 시청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을샀다.
이같은 흐름은 지숙(윤소정반)의 예기치 않은 사고사 처리에 이어 지난주말 주역이던 이윤호(노주현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더욱 증폭돼 유심히 지켜본 시청자조차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또 지난 8일 방연된 23회부터 작가를 홍승연씨에서 최순식씨로 교체,설득력없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여기에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 출연규제 방침과는 달리 마약류 복용으로 구속됐던 연기자를 투입시켜 3각관계로 끌고 나가 당초 의도했던 「가족이기주의 극복」이라는 명제는 완전히 퇴색된채 「한혜숙노주현이영하」에서 「한혜숙이영하임옥경」으로 이어지는 사치스런 사랑타령으로 치닫고 있다.
「일과 사랑」이 이처럼 항로 잃은 항해를 하게 된 것은 제작진연기자작가간의 불협화음 때문.작가 홍승연씨와 제작진은 당초 최명길 강석우 유인촌 노주현 이덕화 이영하 한혜숙 등을 상대로 캐스팅을 하면서 갈등을 빚은 끝에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한노이」 팀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작가가 연기자들에게 보다 리얼한 연기를 요구한 것이 또다른 마찰 요인이 돼 윤소정의 조기탈락이라는 결과를 빚었고,이를 계기로 연기자 집단반발사태를 낳은 것.이 과정에서 이주경 김동주등 비중있는 역을 맡은 탤런트 역시 제외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뒤늦게 수습에 나선 제작진은 작가와 연기자간의 화해를 주선하다 여의치 않자 방송도중 작가교체라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SBS 주일청 TV제작국장은 『홍씨가 연기자와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초 프로 2회를 펑크낼 의사를 보여 급하게 최씨에게 집필을 의뢰했었다』며 『최씨가 집필에 들어갔을 때 홍씨가 다시 집필하겠다고 나섰으나 이미 늦어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홍씨는 SBS측이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부당하게 교체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이 문제를 둘러싼 내▦이 결국 시청자에게까지 미치게 된 것이다.
이 드라마를 꾸준히 시청해온 이경희씨(33·주부·서울강남구신사동 강남상가아파트)는 『지숙의 갑작스런 교통사고가 처리도 이해가 안됐는데 윤호마저 불과 1∼2회만에 간경화로 사망하는 것으로 끝내어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가 이어쓰기로 학생들의 졸업작품 같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일과 사랑」의 계속 방영은 전파낭비』라고 지적했다.
SBS측은 주력 드라마인 이 프로가 이처럼 말썽을 빚자 30회 방영을 전후로 조기 종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전정희기자>
SBS「일과사랑」/“내용 뒤죽박죽… 시청자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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