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9일 서울중앙지법 주변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며 소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들은 확성기를 들고 ‘윤 어게인(again)’ 구호를 외쳤다. 차로 하나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선 윤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감방 어게인’이라고 외치며 맞섰다.
신자유연대와 국민의힘 평당원협의회 등 보수성향 단체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법원 정문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가한 600여명은 ‘윤 어게인’ 구호를 표시한 수건과 ‘이재명 재판하라’ 문구를 담은 피켓을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앰프에서 나오는 고성과 집회 참가자들의 함성은 150m가량 떨어진 법원 청사 안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70대 여성 A씨는 “결정이 나올 때까지 법원 근처에서 기다릴 것”이라며 “구속 기각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속 찬성과 반대 측 인원 각각 10여명이 한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 질서유지선을 사이에 두고 설치된 양측 텐트에서는 ‘감방 어게인’ ‘빨갱이를 척결하라’ 등의 구호와 욕설이 오갔다. 경찰은 찬반 지지자 간 충돌에 대비해 중앙차로에 대형버스를 줄줄이 배치했다. 또 집회 무대 주변 등에 경찰 수백명을 대기시켰다. 법원 동문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 입구 앞에는 지지자들이 진을 치고 구호를 외치거나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모습이 보였다.
법원과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청사 안팎의 보안을 강화했다. 경찰은 청사 인근에 총 2700명의 인원을 투입했다. 이들이 타고 온 경찰 대형버스 주차 행렬은 법원 담벼락을 따라 아크로비스타까지 이어졌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서관 측 보안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법원 관계자 외에는 동문만 이용하도록 했으며 법원 안전요원 10여명이 소지품 검사를 한 뒤 법원에 들어오도록 했다. 법원은 청사 출입문 역시 동관 쪽 입구만 개방했다. 서관으로 이어지는 인도는 바리케이드로 차단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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