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특검팀이 2일 현판식을 여는 동시에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같은 날 현판식을 가진 김건희 특검팀은 경찰로부터 ‘명태균 의혹’ 관련 사건 기록 일체를 넘겨받기로 했다.
채해병 특검 1호 소환자인 임 전 사단장은 채해병 순직 사건 당시 부대장으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수해 현장 지휘관이었던 임 전 사단장에게 해병대원 사망 사고 당시 현장 상황 및 지시사항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사단장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구명 청탁을 했다는 이른바 ‘구명로비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2023년 채해병이 사망하게 된 과정부터 수사외압 정황에 이르기까지 임 전 사단장은 모든 사건의 핵심 당사자”라며 “본인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첫 수사 대상으로 소환했고, 조사를 오늘 하루에 마무리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에 출석하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채해병의 죽음에 대해 당시 그 부대 원소속 부대 사단장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수중으로 들어가라는 수색(지시)을 하지도 않은, 작전통제권이 없는 저에게 법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명로비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이종호씨, 김 여사와 일면식도 없고 전혀 통화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건희 특검팀을 지휘하는 민중기 특검도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현판식을 열고 “수사가 지나치거나 기울어지지 않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우리기술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인사개입 의혹 등 16개 사건을 수사한다. 3대 특검 중 수사 범위가 가장 넓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뿐 아니라 관련 의혹에 연루된 20여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특검팀의 요청에 따라 전국 경찰에서 맡고 있던 명씨 관련 수사 자료를 취합해 3일 특검팀에 넘길 방침이다. 경찰이 담당해온 사건으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등이 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부터 90일 안에 피의자를 기소할지 정해야 한다. 수사 기간이 부족할 경우 30일씩 두 번 연장할 수 있다.
이서현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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