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두통을 겪는다면 무턱대고 약을 사 먹기보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 대처할 필요가 있겠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홍균 교수팀은 2020년 4월~2022년 3월 국내 7개 신경과클리닉에서 209명의 ‘약물과용 두통’ 환자 대상으로 3개월간 치료 경과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이 환자들이 두통약을 즉각 끊고 적절한 예방 치료를 받았을 때 3개월 만에 두통 빈도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과용 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을 겪고 급성기 치료제를 과용한 상태가 3개월 넘게 지속되는 경우 해당한다. 아스피린이나 아세트아미노펜 등 일반 진통제의 경우 월 15일 이상, 트립탄 등 편두통 약물의 경우 월 10일 이상 복용 시 약물과용 상태로 간주된다.
박 교수는 24일 “과용하던 급성기 치료제를 감량한 환자군에선 월평균 두통 일수가 치료 전 24일에서 치료 후 12일로 절반 줄었다. 완전히 중단한 환자군에선 두통 일수가 15일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급성기 치료제 과용을 유지한 환자들은 두통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일부에서는 증상 악화가 나타났다. 박 교수는 “아프니까 약을 먹는 것이지만 자주 복용할수록 오히려 더 잦은 두통을 유발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물과용 두통 환자들은 두통약 중단과 함께 보톡스 주사나 편두통 예방 주사(항-CGRP 단클론항체), 먹는 예방약 등을 활용해 치료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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