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수록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톤틴(tontine) 연금보험’이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된다.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보험가입자들의 노후 대비를 돕기 위한 차원이다. 이외에도 보험사의 요양·건강관리 사업 진출 문턱을 낮추거나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쓸 수 있게 하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보험업계 대응이 추진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제7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산업이 인구·기후·기술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대비 과제를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초고령사회 진입에 맞춰 ‘한국형 톤틴 연금’을 도입한다. 톤틴 연금이란 연금이 개시되기 전 사망하거나 보험을 해지하는 경우 보험료 적립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대신, 사망하지 않고 계약을 유지하면 연금 액수를 높여주는 상품이다. 일찍 사망한 보험 가입자의 몫이 남아있는 다른 가입자에게로 배분되는 구조다.
연금보험은 연금 수령이 목적이므로 해지환급금보다 그 취지에 부합하는 연금에 초점을 맞췄다. 톤틴 연금의 연금액은 일반 상품 대비 38%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연금개시 전 사망한다면 이미 납입한 보험료와 이자 등을 계산한 보험료 적립액의 70% 중 큰 금액을 돌려받는다.
저출산으로 수요가 줄어든 보험산업의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보험회사 자회사의 신사업 범위도 넓힌다. 출산율 감소와 1인 가구 증가로 종신보험은 직격타를 맞고 있다. 지난해 1~10월 생명보험사의 월평균 신계약 금액은 19조7870억원으로, 2016년 30조원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이에 보험회사 자회사가 요양·건강관리·장기임대 등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허용한다. 특히 요양산업은 노인식 제조·유통업을 할 수 있게 하고, 토지 용도제한이 있는 곳에서도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은 용도제한이 없는 토지에서만 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지수형 날씨보험’을 활성화한다. 강수량·폭염일수 등이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면 그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통계가 부족하고 상품 개발 난도가 높아 보험사들이 소극적인 상황이지만, 재보험사의 협의 요율을 제공받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개발을 돕는다.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한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상품도 개발한다. 자율주행시스템 결함 등을 원인으로 발생한 사고를 보장하는 신규 담보를 개발하고, 자율주행차는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구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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