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만5001가구가 지방에 신규 공급된다. 미분양이 5만 가구 이상인 상황에서 전년 동기보다 배 이상 늘었다. 3월 성수기를 맞은 분양이라지만 지방의 공급 적체 심화가 우려된다. 주요 건설경기 지표가 모두 악화한 데다 반전 카드도 마땅치 않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지방의 장기적 생존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23개 단지, 2만7418가구(임대 포함)가 분양한다. 이중 지방 물량이 1만5001가구다. 전년 동월(7135가구) 대비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방 분양 증가는 현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2876가구로 전체(7만2624가구)의 72.8%를 차지한다. 특히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8426가구로 전체 물량(2만2876가구)의 80.6%다. 악성 미분양이 지방 미분양의 3가구 중 1가구꼴인 셈이다. 정부는 최근 지방 악성 미분양 3000호 직접 매입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건설경기 지표는 악화일로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실장의 ‘2025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면적이 지난해 총 1억2589만㎡로 2023년 대비 6.8% 감소했다. 허가 후 실제 공사에 들어간 착공면적도 지난해 총 7931만㎡로, 허가면적의 63.0%에 그쳤다. 건설투자는 29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건설사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외감 기업(외부 회계감사 의무 기업)의 미수금은 2023년 32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건설 외감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2023년 기준 47.5%다.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절반에 이른다는 의미다. 박 실장은 “건설비용 증가, 자금조달 악화, 경기 둔화로 지방 중소건설사 부도 위험 우려가 상당하다”며 “새 생존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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