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인 SE 시리즈를 대체하는 아이폰 16e를 출시하면서 플래그십과 보급형 모델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판매 가격이 99만원부터 시작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 시리즈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보급형 모델인 A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하며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신규 갤럭시 A 시리즈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보급형 모델의 한계를 깬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시리즈에 적용된 모바일 AI를 ‘어썸 인텔리전스’로 이름 지었다. 화면에 원을 그려 이미지나 문서를 검색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와 갤럭시 S25에 적용된 ‘AI 지우개’ ‘편집 제안’ 등 AI 기반 카메라 기능을 탑재했다.
갤럭시 A 시리즈의 글로벌 가격이 동결된 만큼 국내 판매가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갤럭시 A26은 전작과 같은 299달러(약 44만원)부터 판매되고, 갤럭시 A36도 전작과 동일한 399달러(약 58만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올해 말에 출시되는 갤럭시 A56 가격은 499달러(약 73만원)부터 시작한다. 갤럭시 A56은 삼성 엑시노스 1580 칩을, A36은 스냅드래곤6 3세대 칩을 탑재한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이달 말부터 전 세계 순차 출시된다.
지난달 28일 아이폰 16e를 출시한 애플은 사실상 보급형 모델을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장용량 128GB 모델이 99만원이고, 512GB 모델은 144만원으로 고가에 속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S25의 국내 판매가가 115만5000원부터 시작되는 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이폰 16e를 신제품으로 사는 것보다 125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이폰16을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아이폰 16e와 아이폰 16는 하드웨어 디자인을 빼고는 큰 차이가 없다. 아이폰 16e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아이폰 16과 동일한 A18 칩을 탑재했고, 크기도 6.1인치로 같다.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도 구동되고, 배터리 수명은 최대 26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다만 아이폰 16e에는 무선 충전 규격 맥세이프가 빠졌고, 카메라도 초광각 렌즈가 빠지면서 1개로 줄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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